삶의 층위가 빚어낸 영원한 굴레

모든 존재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, 보이지 않는 인과율의 실타래인 '카르마(Karma)'에 의해 엮여 있습니다. 작품 <나선>은 서로 다른 색의 흙이 층층이 쌓이고 뒤섞이며 만들어내는 인위적이지 않은 선들을 통해, 끝없이 순환하는 생의 굴레인 '윤회'를 시각화합니다.

이 작품에서 선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. 그것은 전생의 흔적이 현생의 무늬가 되고, 다시 내생의 바탕이 되는 생명력의 궤적입니다. 물레의 회전을 통해 흙의 단면이 끌려 올라오며 형성된 나선형의 흐름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영속성을 상징합니다.

서로 다른 성질의 흙이 불 속에서 하나의 몸으로 치환되듯, 우리가 쌓아온 수많은 업(業) 또한 단절되지 않은 채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흐릅니다. 본 작업은 찰나의 흔적들이 모여 이루어진 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통해, 우리 삶이 지닌 숙명적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내포된 영원성을 탐구하고자 합니다.

material · ceramic (mixed clay)
finish · unglazed
year · 2025
나선 (Spiral)